그 숲의 이름
작품 이야기
전쟁이 멈춘 뒤 사람이 들어갈 수 없게 된 자리에, 역설적으로 생명이 깃들어 온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사람이 그은 경계를 '미움'으로, 그 자리를 지켜온 자연을 '기다림'으로 배치해, 분단이라는 상처가 언젠가 공존의 자리로 바뀔 수 있음을 그렸습니다.
총성이 멈춘 자리에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는 사이
두루미가 내려앉았다
고라니가 길을 냈다
사람이 그은 선 위로
철마다 꽃이 피고 졌다
누구의 땅도 아니어서
모두의 숲이 된 그곳
우리는 그 선을 미움이라 불렀지만
숲은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기다림이라 읽고 있었다
언젠가 철조망을 걷어내면
가장 먼저 알겠지
갈라놓은 건 우리였고
이어온 건 늘, 생명이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