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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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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
접수번호
U86E7F7

작품 이야기

이 시는 분단선을 한반도에 오래 남은 '녹슨 흉터'로 의인화해 분단의 상처와 그로 인해 헤어진 사람들의 아픔을 담았습니다. 통일은 흉터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그 상처가 어디 있었는지조차 잊힐 만큼 자연스럽게 아물어 가는 과정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한반도 피부 위에 오래 남은 녹슨 흉터였다. 내 곁에는 꽃보다 먼저 철조망이 피었고, 가시만이 홀로인 나를 감싸 안았다. 한쪽에서는 자식을 위한 그릇 하나가 남았고, 다른 쪽에서는 어머니가 기억 속에서 늙어 갔다. 그들 사이에는 낫지 못한 곪은 나 하나가 오랫동안 누워 있었다. 어느 봄, 끊어졌던 철길이 이어졌다. 들판을 자유롭게 뛰놀던 아이가 묻는다. "정말 여기에 선이 있었어요?" 어른은 한참 들판을 바라보다 끝내 나를 찾지 못한다. 흉터는 사라졌을 때가 아니라, 어디 있었는지조차 잊혔을 때 비로소 다 아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