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두루미
작품 이야기
2년 전, 93세의 아버지를 모시고 연천에 갔을때 두루미를 보며 회한에 잠기셨던 아버지를 보며 느낀 감정을 짤막하나마 시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철원군 마장면 장포리,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교류라도 되어 고향집 한번 꼭 보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부디 통일이 되기를..
바람이 깃털을 스칠 때마다
계절이 매섭게 파고드는데
들판에 유조 티를 벗어낸 두루미 한 마리,
땅의 결을 읽는다
북녘 소식 땅에 부리는 건지
남녘의 기운 부리에 담는 건지
바지런한 두루미의 입질
저기서 몇 리만 가면 고향인 것을
구십 넘은 아버지의 탄식이
하얀 입김으로 흩어진다
두루미는 계절의 교본처럼 훨훨
경계를 넘나들고 두루미 떼를 보며
오랜 희망 꺼내시는 아버지
비록 폐허일지라도 고향집 나뭇가지라도 한번
바라볼 수 있기를
시린 마음 허공에 쏟아내시며
두루미의 지치지 않는 날갯짓에
마지막 희망을 태워 보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