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도를 그렇게 그리지 않아.
작품 이야기
대한민국의 지도를 그려보라고 한다면 어떻게 그릴까? 한국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한반도 전체를 그릴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여전히 한반도 전체를 삶의 영역으로, 관심의 영역으로, 가능성의 영역으로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출간된 어학 교재에 실린 한국 지도에 충격 받은 적이 있다. 남한만 덩그러니, 선명한 경계선으로 단절된 섬 같은 남한 땅의 현실을 마주하고, 마음 속에서 무언가 툭 끊어지는 기분이었다. 어눌한 일본어로나마 설명하고 싶었다. 이건 남한 지도가 맞지만 우린 이렇게 지도를 그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다. 우리는 우리나라 지도를 그릴 때, 한반도 전체를 그린다고. 우리는 여전히 일기예보에서 평양의 오늘 날씨를 종종 궁금해 한다고 말이다. 언젠가는 기필코 두 발로 걸어 오고가는 가능성의 땅으로 한반도 전체를 그린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