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을 건너온 주소
작품 이야기
할아버지가 간직한 한 장의 오래된 주소에는 75년의 그리움이 담겨 있습니다. 언젠가 막혀 있던 길이 다시 이어져 그 주소가 더 이상 추억 속 장소가 아닌 평범한 주말의 목적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통일의 의미를 거창한 구호가 아닌 가족과 함께 국밥 한 그릇을 먹으러 떠나는 일상으로 표현했습니다.
할아버지 책상 위 유리에는
오래된 종이 한 장이 끼워져 있다.
낯선 이름의 주소.
“할아버지, 여긴 어디예요?”
“내가 태어난 곳.”
“왜 적어두셨어요?”
할아버지가 종이를 가만히 바라본다.
“잊어먹을까 봐.”
지도 앱으로 찾아보았다.
집에서 사리원까지 차로 2시간 30분.
고작 그 거리였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75년이 넘도록
그곳에 가보지 못했다.
나는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할아버지에게 외치고 싶다.
“할아버지! 이번 주말엔 사리원 가서
국밥 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