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목록
일반 표어·슬로건·짧은글글

국물에는 색깔이 없었다

부문
일반 표어·슬로건·짧은글
세부 부문
짧은 글
연령
성년
접수번호
UB86280

작품 이야기

캄보디아에서 일하던 시절, 몸이 아파 누워 있는데 자주 가던 북한 식당에서 삼계탕을 보내왔습니다. 값도 받지 않았고 뚝배기째 보자기에 싸서 들고 왔습니다. 그 국물 앞에서 남과 북을 묻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아픈 사람에게 더운 음식을 보내는 일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캄보디아에서 북한 식당에 자주 갔다. 궁금했고, 사람들이 좋았다. 어느 날 몸이 아파 누워 있는데 그 식당에서 삼계탕을 보내왔다. 무료였다. 배달은 처음이라고 했다. 종이 그릇도 비닐도 아니었다. 뚝배기째 보자기에 싸서 들고 왔다. 뚜껑을 여니 김이 올라왔다. 그게 남쪽 것인지 북쪽 것인지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국물에는 색깔이 없었다. 빨간색도 파란색도 아니었다. 아플 때 먹는 더운 음식에 무슨 색이 있겠는가. 우리는 이미 같은 것을 먹고, 같은 것으로 몸을 추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