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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이야기

기차역 전광판의 ‘평양행’ 열차를 통해 평화의 본질을 포착했습니다. 평화와 통일은 일회성 감격이 아니라, 열차를 놓치고 발을 구르며 ‘다음 차’를 기다리는 지극히 흔하고 권태로운 일상의 정착임을 보여줍니다. 기적 같은 환호보다 지루할 만큼 당연해진 평화의 안착을 위트로 그려냈습니다.
전광판 아래쪽에는 오래 비어 있는 칸이 있다. 아무도 읽지 않는 칸에도 먼지는 앉는다. 어느 새벽 그 칸에 글자가 들어설 것이다. 06시 40분, 평양행.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것이다. 오래 기다린 것에는 놀라움이 붙지 않는다. 대신 누군가 늦잠을 자고 그 열차를 놓치겠지. 발을 구르며 다음 차를 기다리겠지. 십오 분마다 오는, 지겹도록 흔한 다음 차를. 나는 그 지겨움이 갖고 싶다.